Phonetic Alphabet

"알파팀 위스키 호텔로 이동하라"

"아메리칸항공 137편 줄리엣에서 우회전 후 찰리로 진입하라"

 

영화 속 전쟁 장면이나 항공기 조종 장면을 유심히 봤다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표현입니다. 왠지 멋져 보이고, 암호와도 같은 이 단어들은 무슨 뜻일까요? 위 두 상황의 공통점을 생각하시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위에 적은 두 대사는 모두 무전을 통해 주고받는 상황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전기 대화는 조용히 듣기만 해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심지어 지직거리는 잡음도 있고 중간 중간 끊기기도 합니다. 전파를 사용하다 보니, 주변 소음, 날씨, 적군의 방해전파, 심지어 태양에서 발생한 작은 플레어에 의해서도 잡음이 섞이거나 소리가 끊어집니다. 이보다 통화 품질이 훨씬 좋은 휴대폰에서도 숫자를 불러주거나, 받아 적을 때 '일'과 '이'가 헷갈려서 '1'을 '하나'로, '2'를 '둘'로 바꿔서 다시 불러준 적이 있으실 겁니다.

이렇게 통신 환경에서 왜곡 없이 명확한 의사 전달을 위해 국제적으로 약속한 기호를 Phonetic Alphabet이라고 합니다. 이 중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에서 정의한 NATO Phonetic Alphabet이 사실상 국제 표준으로 군대/항공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NATO Phonetic Alphabet

알파벳은 해당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로 대신 표현합니다.

알파벳
문자	단어	문자	단어
A	Alpha	N	November
B	Bravo	O	Oscar
C	Charlie	P	Papa
D	Delta	Q	Quebec
E	Echo	R	Romeo
F	Foxtrot	S	Sierra
G	Golf	T	Tango
H	Hotel	U	Uniform
I	India	V	Victor
J	Juliett	W	Whiskey
K	Kilo	X	X-ray
L	Lima	Y	Yankee
M	Mike	Z	Zulu

알파벳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면 에이, 비, 씨, 디와 같이 앞 자음만 다른 이름을 가진 알파벳이 많습니다. 그래서 통신이 끊겨 앞쪽 발음을 못 듣는 순간 의미가 달라지게 되므로 이러한 오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단어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숫자는 영어 발음을 기본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숫자
0	ZERO	5	FIFE
1	WUN	6	SIX
2	TOO	7	SEVEN
3	TREE	8	AIT
4	FOWER	9	NINER

대체로 기본 영어 발음과 유사하지만, 3, 4, 5, 9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3의 경우 사람마다 다른 th발음에 의한 오해를 줄이고자 Tree를 사용하며, 4는 자주 사용되는 전치사 for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5는 전시에 매우 중요한 단어 Fire(발포 명령)와 혼동될 여지를 줄이고자 두 번의 F발음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졌고, 9는 독일어에서 no를 의미하는 'Nein'과 발음이 유사해 Niner를 대신 사용합니다.

그리고 10 이상의 숫자는 각 자리를 끊어서 사용합이다. 예를 들어 39는 thirty-nine이 아닌 tree niner입니다.

 

정리

이렇게 무전에서 사용하는 Phonetic Alphabet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포스팅 가장 처음에 나왔던 예시를 다시 살펴보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알파팀 위스키 호텔로 이동하라"를 위 표에 맞게 바꿔보면 "A팀 WH로 이동하라"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FPS게임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2에 나오는 대사를 각색한 문장인데요, 게임 내에서 WH는 White House의 줄임말로, 여기서 위스키 호텔은 백악관을 의미하게 됩니다.

"줄리엣에서 우회전 후 찰리로 진입하라"는 "J에서 우회전 후 C로 진입하라"입니다. 이는 공항의 활주로 구역을 의미합니다. 비행기 이륙 전 창밖으로 활주로를 자세히 보신 분이라면 알파벳으로 활주로 구역을 표시해 둔 이정표를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큰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관제사의 명령이 절대적인 만큼, 활주로 구역을 오해하지 않도록 항공 무전에서 Phonetic Alphabet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